Bon Voyage Bon Appétit in New Zealand

뉴질랜드 코로나 정책: Reconnecting New Zealanders to the world 본문

New Zealand/COVID-19 뉴질랜드 현황

뉴질랜드 코로나 정책: Reconnecting New Zealanders to the world

여기몽 2021. 8. 13. 09:32
반응형

국경을 꼭꼭 걸어 잠갔던 뉴질랜드, 다시 국경을 열 준비를 시작합니다!

Reconnecting New Zealanders to the world 동영상


8월 12일 뉴질랜드 시간 오전 9시, 뉴질랜드 정부가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Reconnecting New Zealanders to the world 포럼을 2시간 반 동안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기술이민 신청과 서류 심사 진행을 중지하고, 내국인들도 해외여행을 갔다 오면 꼭 정부가 자리가 한정되어 있는 정부 지정 시설에서만 격리하며 지내야 하면서 뉴질랜드 사회 전반적으로 국경 봉쇄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국경 봉쇄 덕분에 국내에서 '정상적인' 삶을 누리는 특혜를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 현상이 1년 반동안이나 지속되고 해외에서 코로나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앞으로 국경 봉쇄를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는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죠 (마스크 많이 사놔야겠어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아직까지 많이 감수하고 있고요. 뉴질랜드에서 발이 넓지 않은 제가, 친구들 중에서 부모님, 조부모님의 건강 악화 소식을 듣고도 본국으로 가지 못하고, 나중에 장례식을 못 간 일도 왕왕 들리고, 이웃 중에서 아들 결혼식을 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걸로 봐서는, 그 불편함이 많은 사람들에게 미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가끔 세계 뉴스에서 농담처럼 나오는 미용실을 가지 못했다, 외식을 못해서 답답하다는 가벼운 말보다는 조금 더 진지한 불편함이랍니다.

그래서 이번 Reconnecting New Zealanders to the world 포럼이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던 것 같아요.

세부 사항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뉴질랜드가 단단히 걸어 잠근 빗장을 약 4개월 후에 조금씩 풀어보는 것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한 것이니까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항상 강경한 정책을 펴던 정부가 이런 의견을 내자 놀랐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반응형

2022년 정부 정책 요약

정부가 내놓은 새로운 발표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현재 코로나를 국내로 들어오지 않게 하겠다는 기본 정책은 유지하면서도 점진적으로 뉴질랜드 국민이 겪어야 하는 시설 격리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뉴질랜드의 국경을 조금씩 열 계획이라고 합니다.

점진적 접근 방안

2022년 1분기부터, 안전하다고 판단될 시에 새로운 risk-based setting을 만드는 것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정부가 지정한 시설에서 격리하는 Managed Isolation and Quarantine 대신 Self-isolation (자가격리)를 사업상의 이유로 해외를 가는 경우 곧 시행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새로운 코로나 테스트와 백신 체크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백신 접종 여부와 방문한 나라에 따라 저위험, 중간, 고위험으로 입국자들을 나눠서 격리 면제, 자가격리, 그리고 시설 격리로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입국 시에 필요할 예정인데요, 일명 '백신 여권'이 언제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준비가 될지 기대가 됩니다.

자세한 정책은 오늘 포럼을 기점으로 점차적으로 발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불만과 문제점

1년 반 동안의 봉쇄. 주변의 작은 섬들과 여행을 하는 것, 그리고 몇 주간 호주와 뉴질랜드 간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했던 것을 제외하면 정말 긴 시간 동안 완화될 기미가 없는 정말 강력한 정책 속에서 안전하게 살았어요. 사실 2022년에 정말 이 정책이 완화될지는 모르지만, 정부가 고려하겠다고 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입니다. 정말 오랜 기간 동안 문을 걸어 잠갔고 정부는 이를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지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봉쇄 정책의 여파로 피로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돼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예외 없이 무조건적으로 사람들에게 시설 격리를 요구하고, 이용 가능한 시설이 없으면 다시 자리가 날 때까지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 1년 반 동안 지속되자, 현재 뉴질랜드의 격리 시스템이 저희를 너무 힘들게 했으니까요. 사실 뉴질랜드의 어느 누구도 2021년 8월 현재까지 코로나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코로나가 잠잠해지지 않으니, 정부가 이제는 정책의 노선을 바꿀 것을 고려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 같아요.

말이 나온 김에, '외국인' 출입을 막고 방역을 철저하게 한다는 게 얼마나 엄격한지 그리고 '철저한 방역'이 복잡한 일인지 다시 한번 설명드리고 싶어요. 한국의 4단계는 뉴질랜드의 2단계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에요. 뉴질랜드의 4단계는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온라인으로만 의사소통을 해야 해요.

혼자 자전거를 타러 다니거나 하는 취미도 안되고, 등산도 너무 멀리 가면 운이 나쁘면 경찰이랑 만나서 제지당할 수 있어요;; 대형마트도 줄을 서서 순서를 지켜 들어가야 해요. 국가가 지원금을 주기는 하지만, 모든 국민들의 삶을 무조건적으로 책임져주지는 않고, 이 상황에서는 모두가 희생한다는 생각으로 서로가 서로를 돌봐야 합니다. 코로나가 없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요 (저도 환불 못 받은 거 엄청 많은데, 그 당시 분위기상 환불 못 받으면 그냥 넘어가야 했어요 - 다 같이 망하는 것보다 조금씩 서로 덜자는 여론이 더 강했거든요).

중환자실에 있는 부모님을 보지 못하고 자녀가 격리시설에서 머무는 중에 돌아가시거나 해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지도 못하는 상황도 있었고요. 가족 중 '외국인'이 있는 경우는 더 어려워요.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국가라서 같은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끼리 국적이 다른 경우가 꽤 많아서, 누군가가 아파서 뉴질랜드를 떠나야 하거나 방문해야 하는 경우, 혹은 미성년자 자녀가 홀로 뉴질랜드를 방문하는데 미성년자 혼자 14일을 격리시설에서 보내야 해서 임시로 보호자가 지정되어야 하는 케이스 등 여러 가지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계속 생기는 상황에서, 뉴질랜드 정부의 이번 포럼은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는 생각, 그리고 1년 반 동안의 엄격한 방역 수칙에 다들 답답하던 숨이 조금 트이는 기분을 들게 했을 것 같습니다.

NB.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담긴 글입니다~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지적해 주시고, 다른 의견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