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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회사 문화: 남반구의 미드 윈터 크리스마스(mid-winter Christmas)를 축하하다 본문

New Zealand/뉴질랜드 일상

뉴질랜드 회사 문화: 남반구의 미드 윈터 크리스마스(mid-winter Christmas)를 축하하다

여기몽 2021. 7. 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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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회사를 다니면서 여러 문화를 접하고 새로운 것을 많이 알아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얼마 전 회사에서 mid-winter Chirstmas를 기념해서 다 함께 각자 원하는 음식을 가져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음식을 나누는 소소한 행사를 가졌는데요 (이를 shared lunch라고 합니다).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영미권 회사에서는 누군가가 회사를 퇴사한다거나, 축하할 일이 생겼거나, 그 외에도 종종 특별한 일이 있으면 shared lunch를 하곤 합니다.

Mid-winter Chirstmas shared lunch를 하루 앞두고, 회사 동료들과 어떤 음식을 가져오는 게 더 좋을까 이야기하다가 우연히 이 소소한 행사의 배경에 대해서 알게 되어서 오늘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남반구의 Mid-winter Chirstmas Lunch

크리스마스는 나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에게는 종교적으로 특별한 날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문화적으로 영미권과 유럽 쪽에서 오랜 기간 동안 내려오는 전통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1년에 2주 가까이 쉴 수 있는 휴일이기도 해요. 공식 연휴도 있고,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쉬는 날들도 있어서 (이건 회사마다 다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많은 사람들이 1달 넘게 휴가를 써도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뉴질랜드 역시 영미권에 속하는 나라이고 원주민인 마오리족 (Maori)도 영국인이 가져온 개신교의 영향을 받아서, 크리스마스는 나라의 큰 명절이자 가장 긴 휴가기간에 속해요. 뉴질랜드의 크리스마스는 여름이라,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서 수영을 하거나 와이너리를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즐깁니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이 시기에 호주로 여행 가거나 다른 휴가지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요. 뉴질랜드의 여름은 한국처럼 장마가 있지도 않고, 맑은 날이 가장 많은 계절에 속해서 휴가기간이 길 때 현지에서 여행하기 좋아서 장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와 반대로 겨울에 속하는 6-9월은 한국의 장마처럼 비가 오는 날이 많고, 그리고 엄청 추운데요. 추운데 비도 오고 습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실내 활동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에 mid-winter Christmas는 솔직히 심심해서 하는 행사인 줄 알았어요 - 거리에서 종종 보이는 mid-winter Christmast 세일을 보면 상술 같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 mid-winter Chirstmas는 생각보다 의미가 있는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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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1769년 10월 영국인 James Cook (제임스 쿡) 선장과 그 일행이 1769년 10월 Endevor (엔데버호)를 타고 도착한 이후, 유럽인들이 꾸준히 들어와 정착해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손들이 이곳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며 뉴질랜드는 유럽인들 (특히 영국에서 이주해온 이들의 후손들)이 사회의 주류로 자리 잡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음... 솔직히 뉴질랜드를 이주민들의 터전으로 만든 역사는 성공적인 만큼 너무 잔인하고 야만적이긴 합니다만, 그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룰게요!)

유럽 대륙에서 이곳으로 건너온 이주민들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뉴질랜드에서 기념하기도 했습니다만,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해봤자 바다 건너온 고향에서 했던 그 기분이 나지 않았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먹었던 따뜻한 전통 음식이나 코코아는 여름의 크리스마스와 맞지 않았고, 이주민들은 해변에서 날씨 좋은 날 맥주를 마시면서 기분은 좋을지언정 자신이 원래 속해있던 나라에서 했었던 전통행사의 기분을 느끼기 어려웠겠죠. 유럽 본토의 가족, 친구, 그리고 고향이 그립기도 하고요.

그래서 크리스마스 12월 25일에서 딱 6개월을 더한 6월 25일을 mid-winter chirstmas라고 합니다. 그리고 6월의 마지막 주에는 세일을 하거나, 사람들을 초대해 저녁을 먹거나, 회사에서는 종종 shared lunch를 하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때 먹는 음식은 따뜻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고, 겨울을 상징하는 음식을 들고 오는 것이 보통입니다. 제 동료는 빨간색과 흰색이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랑 너무 잘 어울리는, 라즈베리 잼과 크림, 스콘을 만들어서 들고 왔어요~ 아래 이미지 첨부했답니다!

동료가 들고온 크리스마스 theme 음식

저는 회사 동료들과 shared lunch때 들고 올 메뉴를 정하면서, 스시랑 브라우니 중에 뭐가 나아?라고 동료들에게 물었을 때 다들 스시를 좋아하는 친구들인데도 브라우니라고 대답해서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다가 mid-chirstmas의 배경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스시를 들고 와도 괜찮았겠지만, 이 행사의 유래를 알고 나니 사실 자신들이 원래 왔던 뿌리를 기억하려는 행사임을 알기에 브라우니를 들고 오고 싶더라고요. 마치 제가 삼겹살 파티를 한다고 하면, 외국 친구들이 굳이 소주나 막걸리, 복분자를 들고 오는 것처럼요.

Mid-winter Christmast의 유래를 들으며, 마치 한국인이 해외에 이주했을 때, 추석이나 설날, 아기의 100일이나 돌잔치를 챙기는 기분과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아기의 1살이 중요하지도 않은데 주변 한국인들은 꼭 돌상을 차립니다. 저도 만약 아기가 있으면 돌상 대여해서 그렇게 할 것 같고요.

이상 남반구의 영미권에만 있는 mid-winter Chirstmas의 유래를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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